청허당 휴정(淸虛堂 休靜: 1520~1604)은 조선 중기 승려로 서산대사(西山大師)로도 불린다. 1540년에 구족계를 받고 부용영관(芙蓉靈觀)의 법을 이었으며,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큰 공을 세웠다. 이후 1604년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서 입적했다.

  청허 휴정의 진영은 화면 향우측 상단에 직사각형의 주색 영제란을 마련하여 ‘사선호등계자가사부종수교청허당대선사지진(賜禪號登階紫袈裟扶宗樹敎淸虛堂大禪師之真)’이라 기술하였으며, 향좌측 상단에는 주색의 찬문란을 마련하여 다음과 같이 제찬을 적었다.

松雲於師 留侯黃石 顯績陰敎 一體千億 想像一燈長明之下 講授徒弟 無乃是君臣大義 不然 宗國危亂之秋 觧紛釋難 何能使成就如彼

趙明謹贊

스님에게 있어 송운松雲은 / 유후(장량)와 황석공의 관계라. / 드러난 업적과 숨은 가르침 / 수없이 많다네. / 생각해보면 밝은 등불아래에서 / 따르는 제자들을 가르쳤던 것이 / 군신간의 대의가 아니겠는가! / 그렇지 않다면 / 나라가 위태로운 때 / 분란을 풀고 어려움을 해결하기를 / 어찌 저와 같이 이루겠는가!

조명 근찬

  오른쪽을 향하여 정좌한 반측면 자세를 취하고 봉황과 운문이 그려진 녹색의 법피를 두른 여의두문 장식의자에 앉아있다. 백색(白色) 소삼(小衫), 옅은 푸른색의 장삼(長衫)을 입고 적색(赤色) 가사(袈裟)를 수(垂)하였으며, 가사에는 금박으로 환(環) 장식을 하였다.

  진영은 승병 지도자로서 그려지기 보다는 높은 고승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의 법력과 대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짐작케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