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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교원전통문화연수를 그리워하며
글쓴이 :  보리행  
Lastupdate : 2004-08-21 00:00:00 , Regist : 2004-08-21 , Hit : 3917
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이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저에게 사찰 박물관 1호이며 불화 전문 박물관인 아름다운 집, 통도사 성보 박물관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왔습니다. 가끔 다시 학생이 되어 연수를 받곤 했지만,이번 연수처럼 내공이 깊은 선생님들을 만났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5일 간의 강의를 통해,문학을,역사를,수학을.음악을,미술을,살아 숨쉬는 전통을 모두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발우 공양을 배우고 나서는 더이상 수도 꼭지를 틀어 놓은 채 설겆이를 할 수가 없게 되었고,아이가 먹다 남긴 음식을 그냥 버릴 수 없게되었습니다. 숟가락을 놓고 일어서는 아이에게 쌀 한톨 뒤에 숨은 땀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 경주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토우가 어떤 악기들을 들고 있었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은 것은 악기 속에 들어 있는 신라의 역사였으며,음악을 사랑했던 우리 선조의 이야기며,당나라의 금이라는 악기를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가야금을 탄생시킨 가야국 가실왕의 자존심이었습니다. 둘째 날은 경주 답사를 갔습니다. 답사 인솔 선생님은 80명의 학생들을 성가셔하지 않고 어떤 질문도 마다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설명에 바쁘셨습니다.박물관이 더 이상 관광지가 안 되도록 석굴암이 단순한 석굴이 안 되도록 열씨미 열씨미 설명해 주셨습니다. 알기 쉬운 불교 미술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법당 벽에 걸려 있던 불화 속의 여러 부처님의 정체와 진지한 인물들과 우습게 생긴 인물들의 정체를 배우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느 새 법화경,미륵하생경 등의 경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플 때 어느 부처님이 약을 주시는지,밤낮으로 어느 보살님이 간호를 해 주시는지를,어는 부처님과 보살님이 우리를 극락으로 데려 가시는지.지옥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무간지옥에 떨어진 우리 곁에 어느 분이 서 계시는지..... 물론 불화의 아름다움에 대해 들을 때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우리 곁을 떠나 있는 불화가 화면에 뜰 때,가슴 아팠습니다. 그 날 강의를 다 듣고 저는 성보 박물관 2층 서적 판매 코너로 달려가서 불화에 관한 모든 책을 다 사 버렸습니다. 그리고 영광스럽게도 그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탑''이라는 책의 표지에 ''탑은 모든 불교 예술품의 시작입니다''라고 써 주셨습니다. 그 책의 136페이지에는 감은사지 3층석탑이 당당하게 서 있고 그 앞에 연수 내내 우리들을 지원해 주신 김현주 선생님이 서 계십니다. 참고하십시요. 탑에 숨어 있는 우리 역사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저는 죽은 사람의 무덤이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파릇파릇한 잔디에 덮혀 있는 큰 무덤이 지금의 우리의 삶 속에 그렇게 깊이 들어 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1000년,혹은 300년 전의 조상들이 지금 우리의 가치관 형성에 얼마나 관계가 깊은지,무덤의 주인을 바로 가리는 것 역시 역사를 바로 하는 일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무덤에 관한 일들로써 지금의 우리를 깨우쳐주시는 그 내공이 참 좋았고,선생님의 헤딩이 재미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불화의 감상과 흐름을 통해 또 한 번 불화의 아름다움을 맛 보았습니다. 빌 게이츠와 그의 컴퓨터도 불화를 조성한 옛 어른들만큼 감동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림 속에서도 우리를 고통에서 건져 주시고,발설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조심하도록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그저 금속이나 돌에 새겨 놓은 옛 어른들의 글이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백제 사택 지적비 속의 옛 어른 들의 지극한 정성이 저에게 다가와 저의 기도의 내용이 되어 버렸습니다. 에밀레 에밀레 하고 어머니를 원망하는 소리를 낸다고 들었던 어린 시절의 에밀레 종의 명문은 철학 공부를 하는 듯 하였습니다. 저도 그 명문 외울 겁니다. 조신의 꿈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천년의 세월을 순식간에 넘어 눈물짓게 하였습니다. 컴퓨터에 관한 온갖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후배는 한 번도 안 부러웠는데 선생님이 공부를 통해서 얻는 즐거움에 질투가 났습니다. 오늘 연수 마치고 집에 와서 제일 먼저 가방에서 단청 실습 시간에 만들었던 저의 작은 작품을 꺼냈습니다. 남편이 보고는''니 그거 샀제''그랬습니다. 저는 이랬습니다.''성보 박물관 연수 받으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쌤나제'' 다음에 절에 가면 단청 유심히 볼 겁니다. 정말 단청에 관한 이야기 처음 배워 봤거든요. 교사 연수에서도 어김없이 카리스마로 군림하신 현주선생님,명찰도 나누어 주고 불도 꺼 주고,사진도 찍어 주던 어진이 두 청년 모두 박물관에 참 어울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박물관이 가장 아름다운 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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