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腹藏)이란 불상과 불화 내부에 안치하는 물품이나 행위 자체를 뜻하며, 그 물목에는 다라니를 적은 진언(眞言)과 경전, 비단 천을 비롯한 복식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영조 원년(1725년) 청성대사(淸性大師)에 의하여 중건된 통도사 용화전에는 흙으로 빚어 조성한 미륵불소조좌상이 모셔져있는데 백색 호분채색이 오래되어 표면균열이 진행되었고, 퇴색과 함께 좌대 하단부분 흙덩이가 떨어져 나가 열화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에 통도사에서는 개채불사를 진행하기 위해 사전조사와 입회절차를 시행한 뒤 불상 뒷면 중앙에 복장을 넣고 마감한 공간이 있는 부분을 개봉하는 복장조사를 실시하였다. 

수습한 결과 1952년 6.25전쟁 기간에 조성된 연기문과 함께 다라니 4점, 미륵상생경1권이 종이로 감싸진 채 발견되었다. 연기문 기록에 의하면 1952년 6.25전쟁 중에 상이병사 3,000여명이 통도사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중요한 기록과 함께 각 법당과 암자가 말할 수 없을 만큼 피폐되었고, 용화전 미륵불이 심하게 파손되어 새롭게 조성하였다는 기록이 담겨져 있다.

당대의 율사이셨던 자운성우(慈雲盛祐) 스님과 월국정기(月國晶基) 선사가 모연하였고, 6.25전쟁 가운데 미륵불상을 조성하였다는 사실만 보아도 군인과 국민들이 전쟁으로 입은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되고,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모셔진 불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사중 어른 스님들로부터 들어오던 사실들이 확인되었고,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함께 하였던 호국불교로써 역할을 다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내년이면 6.25전쟁이 일어 난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불지종가 세계문화유산 통도사에서 격동기의 근현대사에서 숨겨져 있었던 중요한 자료가 확보되었다는 점에 있어 이와 같은 자료는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